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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Giulio Papi

오데마 피게 르노 에 파피 창립자, 줄리오 파피

  • 이 인터뷰는 <시계매뉴얼>과 <레뷰 데 몽트르 코리아>와 공동 개재를 목적으로 진행했다.
    인터뷰는 <레뷰 데 몽트르 2017년 1월호에도 개재된 내용이다.

시계제작자로 1986년 도미니크 르노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회사를 설립한 지 30년을 맞이한 줄리오 파피를 두바이 워치 위크에서 만났다.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수상한 미닛 리피터 시계의 제작 배경, 그리고 시계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WATCH MANUAL & REVUE DES MONTRES(이하 WM & RdM)
가장 최근에 작업한 시계, 오데마 피게 로얄 오크 수퍼소네리가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메카니컬 익셉션 부분 수상작이 됐다. 개발 기간만 10년이 걸렸는데 제작상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었는가?

GIULIO PAPI(이하 GP) 두 가지 의문에서 시작했다. 첫째가 미닛 리피터 안에 어떻게 공을 조정할 것인가! 과거의 시계제작자들은 절대 음감이 있었다. 100년 전만 해도 텔레비전이나 오디오 기기도 없었고 책을 통해 음악을 공부한 후 직접 악기를 가지고 소리를 내면서 공부해야만 했다. 그렇게 수 년간 절대음감을 익힌 까닭에 소리를 듣고 이를 파일로 가다듬어서 원하는 소리에 가깝게 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신세대 시계제작자들은 접근 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정식으로 노래를 배우거나 작곡을 배우는 등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다. 아주 극소수의 시계제작자만 이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WM & RdM 이번 시계의 경우 오랜 기간 로잔 공과대학(EPFL : É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와 협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  

GP 그런 까닭에 학교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음악과 과학을 동시에 연구하는 음향과학자, 교수, 학생들과의 연구와 토의 끝에 듣기 기분 좋은 최고의 음질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설을 세우고 실험할 수 있었다. 이것에만 4년이 걸렸다. 또 다른 문제는 음을 어떻게 측정할까, 즉 어떤 음이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이 필요했다. 신비한 인간의 뇌는 각자의 음을 생성하고 해석한다. 예를 들어 아기가 울 때 부모는 단순한 소리가 아닌 언어처럼 의미를 알아차린다. 서양과 동양인이 좋아하는 소리도 달랐다. 그래서 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수많은 소리를 분석해서 시계제작자가 어디에 공을 부착해서 조정하면 좋을지 결정했다.

WM & RdM 비단 음질뿐 아니라 음향도 큰 데다 20m 방수 기능을 가진 미닛 리피터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GP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 중 한 명을 정식으로 고용해 이를 계속 진행했다. 두 가지 문제를 결론지은 후에도 소리를 키우고 방수 능력도 가진 시계를 제작하기 위해서다. 전자는 무브먼트쪽이 아닌 구리 소재의 음향판에 공을 부착해 소리를 증폭시켰다. 그리고 그 음향판에 개스킷을 부착해 방수 기능까지 하도록 만든 것이다. 거기에 공기가 드나들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 놓은 케이스백도 음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WM & RdM 최근 관심을 가지는 컴플리케이션이 있는가?

GP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던 것을 개선시키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품질을 더 향상시키는 것이 주목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능과 디자인에 균형이 잘 잡혀 있어야 한다. 너무 기능에 우선하면 사용하기 쉽지 않고 디자인만 치중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소개한 로얄 오크 컨셉 랩타이머 마이클 슈마허 시계를 예로 들면 크로노그래프 시계로 이미 있던 기능이지만 개선시켰다. 기존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와 달리 분리된 크로노그래프 핸즈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든 것이다. 즉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기능을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WM & RdM 그렇다면 장식은 어떠한가? 2008년 캐롤린 세르미에와 공동 저자로 <High-end horological finishing and decoration>이라는 책을 출간할 정도로 고급 시계에 있어 마감의 중요함을 강조했는데 이 부분도 개선시키고 있는가?

GP 마감 기법은 미적 요소로서 여겨지지만 기술적인 면도 있다. 폴리싱의 경우 금속의 산화를 막고 코트 드 제네바나 선레이 피니싱의 경우에도 긁힘은 물론 먼지가 부착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므로 이런 면을 배제한 장식은 잘 된 마감이라 할 수 없다. 만약 같은 무늬가 들어갔더라도 스틸과 저먼 실버로 소재가 다르다면 사용하는 도구가 달라진다. 티타늄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폴리싱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화학적인 폴리싱을 해왔는데 지금은 기계적으로 폴리싱이 가능한 도구를 개발했다. 이렇듯 장식을 위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WM & RdM 르노 에 파피를 설립한지 1986년부터 벌써 30년이나 됐다. 장식에 관한 책 외에 기술서를 비롯해 회사의 역사를 담은 기록서를 낼 의향은 없는가?

GP 물론 있다. 그간 해온 여러가지 작업들을 모은 회사에 관한 책은 물론 기술적인 이론을 담은 전문 서적도 내고 싶다. 문제는 이를 작업할 시간이 없다. 올해도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누군가가 써준다고 한다면 참여하겠다.

MONTRES 스마트 워치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제작자로서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GP 스마트 워치는 편리하다. 그러나 아직 크고 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필요가 없다. 적어도 내게는. 운동이 끝나면 그 시계를 풀고 먹는데 집중할 것이다. 이탈리아 사람으로 우리는 먹는 것을 매우 사랑하니까 말이다. 나는 스마트 워치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아마도 점점 더 좋게 변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기계식 시계도 계속 착용하고 즐기기를 바란다. 나를 포함한 우리 팀은 여전히 기계식 시계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고 이를 함께 나누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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